할로우 나이트 엔딩의 종류와 의미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 강도 100/100

📎 할로우 나이트에서 플레이어는 특정 상황에서 특정 대화만을 나눌 수 있습니다. 특정 이벤트 달성 여부에 따라 NPC와 나눌 수 있는 대화가 달라지므로 스토리를 구성하는 단서들은 공간적, 시간적으로 흩어져 있는 셈입니다. 수집한 단서들을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거나 각종 사건들의 인과 관계를 연결하는 역할은 전적으로 유저에게 주어집니다. 스토리 서술의 이같은 특성상 디테일에 있어서 유저들마다 조금씩 견해가 다른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여러 견해들 중 어떤 단서들을 끼워 맞춰도 맞아 떨어지는 가설이 있다면 그 가설이 가장 실제에 가까운 스토리일 것입니다. 필자가 읽고 접한 글들 중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들을 이 글에 소개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1. 엔딩 1 : 공허의 기사 (Hollow Knight)

엔딩1은 3개의 엔딩 중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달성하게 되는 엔딩입니다.

플레이어는 꿈꾸는 자들(Dreamers) 3인을 모두 처치하고 검은 알 신전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공허의 기사와 결투를 하게 되고 결투 끝에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플레이어는 감염을 자신안으로 흡수하고, 검은 알에 봉인되면서 게임은 끝이 납니다.


이 봉인이 일시적인 봉인인지 영원한 봉인인지에 대해서는 유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립니다.

먼저, 이것이 영원한 봉인이라고 보여지는 근거는 백의 여사의 대화록입니다. 플레이어가 아직 진실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백의 여사(White Lady, 유저번역판:백색의 귀부인)를 만나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릇을 대신해 주세요. 과대평가되었어요. 주입된 생각에 의해 손상되었죠. 하지만 당신은. 당신에겐 그런 오점이 없어요. 당신은 그것을 가둘 수 있어요." (공식번역판)

번역으로 인한 모호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기존 유저 번역판의 대화록도 첨부합니다.

"'그릇'을 대신하라. 그것의 기대치를 잘못 판단하였다. 그것은 그 안에 심어진 사고로 변색되었다. 그러나 그대. 그대는 그런 흠결이 없다. 그대는 그것을 안에 담을 수 있다." (유저번역판)

백의 여사의 말 대로라면 플레이어는 공허의 기사(Hollow Knight)와 달리 흠결 없는 완전한 그릇(pure vessel)입니다. 따라서 광휘를 변질없이 영원히 가둘 수 있습니다. 엔딩 2에서 다시 언급하게 되겠지만 플레이어가 훔결없는 그릇인 이유는 아직 진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진실로 인해서 더럽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엔딩1에서 검은 알의 문이 닫힐 때 봉인이 없는 점에 주목할 것.

봉인을 위해서 꿈꾸는 자들이 필요했던 공허의 기사와는 달리, 엔딩 장면에서 별도의 봉인 없이 검은 알의 문이 닫히는 이유 역시 이 때문입니다. 영원히 열리지 않을 것이고 열릴 필요나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봉인이 영원한 봉인이라면 굿 엔딩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어도 최소한 중립 엔딩 정도는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일시적인 봉인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봉인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오히려 봉인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러므로 언제든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이 견해대로라면 플레이어는 피할 수 없는 결말을 연장하는 것 뿐이며 다음 기사가 등장할 때까지만 사이클을 대체하는 것이 됩니다.

주어진 단서들 사이에 빈 공간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처럼 다른 해석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영원한 봉인이 되었든 일시적인 봉인이 되었든 어쨌거나 플레이어는 할로우 나이트를 대체하였고 광휘를 봉쇄(contain)하였습니다.

2. 엔딩 2 : 봉인된 친족 (Sealed SIblings)

엔딩 2는 배드(bad) 또는 새드(sad) 엔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꿈꾸는 자 3인을 모두 처리하고 공허의 심장(Void Heart)을 획득한 플레이어는 검은 알 신전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호넷을 만나게 되고 공허의 기사와 결투를 시작하게 됩니다. 결투 도중 호넷이 합류하여 공허의 기사를 결박하지만 플레이어는 몽환의 대못을 사용하여 그의 꿈 속에 들어가는 대신 통상 공격을 계속합니다. 공허의 기사가 쓰러지면 플레이어가 공허의 기사를 대체하게 되고 호넷이 플레이어와 함께 봉인됩니다.

엔딩 1과 마찬가지로 엔딩 2 역시 디테일에 있어서는 조금씩 다른 견해들이 존재합니다.



플레이어가 공허의 심장을 획득했다는 것은 심연의 승천 이벤트를 통과했음을 의미합니다. 이 이벤트는 플레이어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승천 이벤트를 통해서 플레이어는 왕의 메세지를 듣게 됩니다. 자신의 존재가 그릇(vessel)이며 왕국을 위해 희생되도록 창조된 공허의 기사임을 깨닫게 된 플레이어는 더 이상 순수하거나 완전한 (pure) 존재일 수 없습니다.

일단 깨닫게 되면 다신 돌아갈 수 없다는 어느 락 밴드의 가사처럼. 할로우 나이트 안 한 뇌 삽니다.

한번 진실을 알게된 이상 그것을 알기 전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공허의 심장을 획득하면 결코 장착 해제할 수 없는 이유도 아마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이벤트를 마친 후 백의 여사를 찾아가면 그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 맥박치는 공허... 자신이 찾아낸 계시에 의해 변형되었군요. 당신은... 무엇을 느끼나요? 승리? 아니면 증오? 만약 그렇다면 내게는 전해지지 않는군요. 우리 왕국, 신성둥지의 운명... 그 미래는 이제 당신이 정해요." (공식한글판)

"그 맥동하는 공허... 참으로, 그것은 자기가 파헤쳐낸 진실로 인해 변모했구나! 그것은... 뭔가를 정말 느끼나? 승리의 도취감? 아니면 증오?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난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다. 우리 '왕국'의 운명, 우리의 할로우네스트... 그 미래가 이제부턴 그것에게 달렸다." (유저번역판)

변했다는 것이 단지 부적이 변했다는 것인지, 그릇 자체가 변했다는 것인지, 그릇이 광휘를 담아내는 능력이 변했다는 것인지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플레이어가 미래를 결정하는 존재로 변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꿈꾸는자들(dreamers)이 그랬던 것처럼 호넷은 자신을 희생하여 봉인을 남긴다.

플레이어의 정체성이 중요한 이유는 검은 알에 새겨지는 호넷의 문양 때문입니다. 이 문양은 단순히 호넷이 안에 갇혔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꿈꾸는자들의 가면처럼 봉인을 의미한다고 보는 쪽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공허의 기사 봉인이 검은 알 외부에 있어서 플레이어가 봉인을 해제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호넷은 그 자신이 검은 알에 갇히게 되었으므로 이 봉인의 해제 가능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플레이어가 여전히 흠결없는 상태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감염이 안에서 터져 나올 것이므로 배드 엔딩이 됩니다. 호넷과의 대화는 '대체'라는 일시적 종결에 좀 더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어서! 결단을 내려! 내 실은 그리 오래 못버텨! 정체를 연장하거나 감염의 심장부에 맞서! (공식번역판)

가라! 선택해라. 오로지 내 실만이 이만큼 붙들어둘 수 있다. 우리 세계의 안정을 연장하던지, 역병의 근원을 마주하라. (유저번역판)

신성둥지의 유령, 너는 원하는 끝을 상연할 힘을 가지고 있어. 출생의 저주를 받은 우리 친족을 대신할거니, 아니면 초월할거니? (공식번역판)

할로우네스트의 망령아. 네 선택의 결말을 행할 수 있는 힘을 넌 갖고 있다. 저주받은 출생의 우리 동기를 대체할 테냐, 아니면 그를 초월할 테냐? (유저번역판)

새드 엔딩이긴 하지만, 플레이어로서는 미래를 결정하는 존재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엔딩2는 첫번째 엔딩보다 한단계 더 나아간 엔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엔딩 3 : 꿈의 종말 (Dream No More)

엔딩 3은 흔히 진엔딩이라고 알려진 엔딩이며 엔딩 1과 2에 비하면 이견이 적은 편입니다.

다시 호넷이 공허의 기사를 묶던 순간으로 되돌아가서, 플레이어는 각성한 몽환의 대못을 사용하여 공허의 기사의 마음을 통해 광휘(Radiance)에게 도전합니다. 결투의 막바지에 다다르면 형제자매들(siblings)이 광휘를 속박하고 공허의 기사가 광휘의 얼굴을 찢는 동안 플레이어는 광휘를 완전히 파괴합니다.

플레이어는 공허에서 비롯한 존재들을 통합하고 광휘를 완전히 파괴한다.
이는 오염을 봉인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신의 존재 의의를 뛰어넘는 것이다.

광휘가 패배하면 감염은 제거되고 검은 알은 이제 더이상 닫히지 않습니다. 깨어난 호넷은 두동강 난 플레이어의 마스크를 발견합니다. 이는 플레이어가 소멸되었거나 공허로 되돌아갔음을 암시합니다. 플레이어는 그렇게 광휘와 감염을 물리치고 자신을 희생하여 곤충 세계를 구합니다.

4. 추가 엔딩 : 시대의 소멸 (Passing of the Age)

플레이어가 포자 버섯 부적을 착용하고 정해진 순서대로 미스터 버섯에게 말을 걸면 미스터 버섯 퀘스트가 완료됩니다. 플레이어가 미스터 버섯의 퀘스트를 완료하면 엔딩 크레딧 후에 "TO BE CONTINUED" 라는 문구와 함께 미스터 버섯이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 할로우 나이트 공략 +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댓글

  1. 버섯 씨 ㅋㅋㅋ 다음은 빛에 의한 감염이 아닌 포자의 번식을 막는 공허기사가 나오는 미래를 암시하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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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왜 광휘를 죽임 으로써 감염이 사라진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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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염이라는게 원래 벌레들이 광휘의 빛에 의해 단일한 집단 생명체로 살아왔지만 창백한왕이 광휘를 몰아내고 벌레들을 창백한 빛으로 바꿔서 번영을 누리고 살아왔지만 벌레들은 다시 단일한 생명체로 돌아가려는 본능이 있어서 그것이 감염의 형태로 나타난 것입니다. 할로우 나이트가 광휘를 죽임으로써 광희의 빛이 사라졌으므로 단일한 생명체로 돌아가야하는 본능이 사라져, 즉 담염이 사라진 겄이라고 추측해볼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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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마지막 무료 컨텐츠인 갓마스터가 나오면서 신규 엔딩이 추가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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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왕의 영혼을 끼고 공허의 기사를 깨면 공허의 심장이 되는 건가 생각했는데 그냥 첫 번째 엔딩이 나와서 뭔가 했더니만 엉뚱한 짓을 하고 있었군요 흠냐; 엔딩이 심오하네요 마지막 건 아닌 것 같지만 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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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근데 주인공이 성인인가요, 아니면 소년인가요?
    좀 뜬금없지만 공허의 기사가 원래 주인공처럼 작았는데,
    자라서 저렇게 커진거라는 스토리가 있다그러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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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승천이벤트때 나온 창백한 왕옆에 있던 그 벌레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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